지난겨울 12월 말 즈음에
놀던 형의 지인 분을 같이 뵈러
충정로에 간 적이 있습니다.
맛 좋은 막회를 하는 곳이 있다기에
촬영도 같이 진행했었어요.
막회.
회의 일종으로 영덕을 비롯해서 경상도의 동해안 쪽에서 주로 발전했다. 영덕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영덕 이외 지역의 막회 식당 중에 이름에 '영덕'이 들어가는 곳이 많다.
회 - 내위키
광어회와 우럭회.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가 가장 대중적인 생선회다. 膾. 날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얇게 썰은 것. 그냥 '회'라고 하면 익히지 않은 물고기를 날것 상태로 먹는 것을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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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꼬시와 비슷하게 직각으로 썰어낸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잔가시는 그냥 남기고 썰어내는 세꼬시와는 달리 뼈를 다 발라내고 썰어내는 게 가장 큰 차이다. 다만 생선에 따라서는 완전히 발라내는 게 불가능해서 약간의 잔가시는 남아 있을 수 있다.
세꼬시 - 내위키
생선회의 일종으로, 껍질과 큰 뼈만 발라내고 잔가시는 놓아둔 상태에서 잘게 썰어낸 것. 뼈가 두껍지 않으면 아예 뼈를 발라내지 않고 썰어낸다. 전어회는 아예 껍질도 안 벗긴다.[1] 일본말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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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이죠.
어려서부터 생선가시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고
치아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세꼬시를 못 먹습니다.
오래전 가을 전어를 먹겠다고
세꼬시에 덤볐다가 호되게 혼이 났었죠.
그렇다 보니 조금은 걱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동네의 느낌은 좋았습니다.
소소하게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인 골목은
왠지 모를 포근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덕에서 직송되는 횟감을 취급하십니다.
메뉴판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보였어요.
일단
막회 집에 왔으니 막회 대 자로 주문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회를 처음 접하다 보니
왼쪽의 무침에도 회가 들어있는 줄 알았지만
왼쪽의 무침은 전부 채소와 초장으로 버무린 순수 무침이에요.
저 무침과 횟감을 각자의 접시에 덜어
한 번에 같이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생소한 조합이었지만
채소 무침의 새콤한 향이 코를 찡긋하게 하며
식욕을 엄청나게 자극했습니다.
횟감은 은빛을 띄고 있는 것이 학꽁치.
나머지 선분홍빛은 참가자미.
둘 다 처음 맛보게 되었어요.
세꼬시에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에
채소 무침과 횟감을 크게 집어 먹어봅니다.
역시 직접 먹어보기 전 까지는 모르는 거였네요.
위에 링크된 막회의 특징을 모르고 있던 거죠.
잔가시가 약간은 있었지만
매우 부드럽게 씹혀서 전혀 부담이 없었고
횟감의 맛은 흔히 먹는 광어나 우럭의
활어회나 숙성회에서 느끼는 맛과는
다른
새로운 맛이 느껴졌어요.
괜한 걱정이었죠.
한 번 맛을 보고 나니 그 뒤로는
소주와 함께 젓가락을 들고 있는 손이
매우 바빠지게 되더군요.
막회를 세꼬시와 동일시했던 스스로에게
후회가 자그맣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런 걸 미리 알았으면
더 맛있는 횟감들도
다양하게 먹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죠.
참. 회 한 접시 먹으면서
도전에 대한 스스로를 고찰하니
가벼운 코웃음이 쳐졌습니다.
그렇게 막회를 마구마구
먹다 보니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죠.
그래서 사장님께 오늘 어떤 메뉴로
마무리 지으면 좋을지 여쭤보니
묵은지 고등어찜을 추천해 주셨어요.
아. 참 맛있었어요.
너무 푹 익은 묵은지가 아니고
적당히 익어있는 묵은지에
큼지막한 고등어의 조합은
틀림없이 맛 좋은 조합이었습니다.
생선조림이나 찜에 들어있는 무가 참 맛있잖아요.
사진을 남기진 못했지만
역시.
국물이 베어든 무는 언제나 풍부한 맛을 줍니다.
결국 공깃밥에 고등어와 김치를 곁들여
뜨끈하고 칼칼하게 좋은 마무리를 했어요.
추운 날씨에 먹는 고등어찜은 정말 좋았습니다.
다 먹고 가게를 떠나오면서
코로나 이후 많이 힘들어하시는 사장님의
어깨너머로 어두운 밤하늘의 간판이
걸려서 보이는데 영업 제한으로 인한
어깨의 무거움이 보이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충정로에 갈 기회가 생기면 또 찾아봬야겠어요.
충정로.
영덕 막회.
https://www.youtube.com/watch?v=c1xupt6Zdtk&t=5s
다른 정보는 유튜브 채널 '쫌놀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iLiSksve85Z9aqr4AaPfYQ/featured
쫌놀대
쫌 놀던 형의 대리인이 알려주는 맛과 멋이 가득한 맛집!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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